[WHRCF2019] VOL.1 지방정부와 역사적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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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19-06-03 11:03 조회1,40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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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와 역사적 기억:

도시들은 어떻게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를 만드는가

2019년 5월 5일
자우메 푸위피노스(Jaume Puigpinós)
 
광주의 가장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인권과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입니다. 이 특징은 1929년 11월 당시의 무자비한 식민주의에 대항한 젊은이들의 희생에서 비롯되었으며, 1980년 5월, 젊은이와 노인들이 모두 군사독재에 맞서 투쟁하면서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한국 전역에서 비슷한 투쟁이 벌어졌지만 1980년 5월의 비극의 수준과 항쟁이 한국 민주화에 미친 영향은 한국 현대사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큽니다.

이러한 역사는 세계인권도시포럼이 진정으로 국내외에서 광주의 성격을 대변하고 있는 주요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광주의 성격은 포럼을 세계의 인권 도시들을 위한 중요한 연례 행사가 되었습니다. 이 행사는 풍부한 경험과 인권 정책, 관행, 아이디어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진 다양한 도시에서 온 수많은 흥미로운 참가자들과 연사들을 한자리에 모아온 것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광주뉴스는 이러한 인권 이야기를 지난 몇 년 동안 매년 한 두가지 이슈로 다뤄왔으나, 보도의 확대로 매달 독자들에게 전세계적인 인권 도시의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호부터 시작되는 인권도시관련 기고문을 작성하기 위해 세계지방정부연합 사회통합·참여민주주의·인권위원회(UCLG-CISDPHR)와 함께 일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광주와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인권도시의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를 함께 만들 것 입니다.


- 광주뉴스 발행인 겸 광주국제교류센터 소장 신경구 박사
 
1980년 5월 18일 광주 민주화 운동의 39주년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전 세계의 많은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인권, 평화, 그리고 민주주의를 장기적으로 추구하는 역사 기억 정책들이 담당한 역할을 되새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육, 정의, 보상과 관련하여 도시의 끔찍한 과거를 되돌아봄으로써 지방정부는 오늘날의 더욱 포괄적이고 공정한 사회를 건설하는데 기여합니다. 이러한 추세의 가장 중요한 예로서 광주는 ‘광주정신’으로 아픈 과거를 국내 정치적 동원의 기폭제이자 해외에서 다른 민족들이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신호탄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세계 다른 지역의 지방정부들도 광주와 같은 열망을 가지고 가장 중요한 집단 기억 정책을 개발했습니다. 이 글은 5·18 민주항쟁을 기념하여 건전한 집단기억 이니셔티브의 개발을 통해 인권과 민주주의를 추구한 여러 지방정부의 경험을 모은 것입니다. 이를 통해 두 가지 질문에 답하고자 합니다: 왜 기억해야 하고, 현재 도시에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증진시키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가?

2018년 우루과이의 수도 몬테비데오는 1973-85년 우루과이의 시민-군사독재 시절 발생한 인권침해에 대한 기념관을 개설한 최초의 자치구가 되었습니다. 몬테비데오의 무세오 데라 메모리아 (기억 박물관, Museo de la Memoria)는 독재정권 당시 민주화 지지자들에게 사용된 억압 방법에 대한 역사적 맥락을 방문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사실, 박물관 자체는 군사정권 시대에 사용되었던 고문소에 위치해 있습니다. 박물관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루과이의 쿠데타 역사를 상징할 필요가 있다는 답을 줄 것”을 찾고 있습니다. 또한 그것은 “불확실한 때에 그 결과의 진실이 나타납니다: 그 기억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강력한 방법이며, 사회적 정의, 민주주의, 자유, 그리고 연대에 바탕을 둔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투쟁을 인도한다.” 라고 언급했습니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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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테비데오의 무세오 데라 메모리아(Museo de la Memoria) (사진출처: Martin Guarino)

대서양 건너편인 세네갈의 고레섬에는 유네스코의 주요 유적지가 있는데, 바로16세기에서 19세기에 일어난 대서양 노예 무역의 가장 큰 중심지를 기념하는 것입니다. 고레섬은 현재 1,600명이 조금 넘는 거주민들이 있으며 세네갈의 수도 다카르의 구역으로서 반자치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고레섬의 지방의회는 고레섬의 독특한 유산을 보존할 책임이 있습니다. 실제로 그 거리와 도시구조는 여전히 사악한 과거를 반영하고 있으며, 노예 무역상의 저택과 다양한 (해석) 센터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1978년에 고레섬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킨 유네스코에 따르면, “고레섬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간 착취의 상징이자 화해의 성역이다.”라고 합니다. [2]

뉘른베르크는 국가사회주의 정권 시절의 과거에 대처하기 위해 건전한 역사 기억 정책들을 추진해온 것으로 잘 알려진 유럽의 인권도시입니다. 실제로 뉘른베르크는 1935년의 인종차별법 채택과 여러 나치당 집회 기념행사를 목격했습니다. 포괄적인 서사를 구축하고 과거를 통해 교훈을 얻기 위해 뉘른베르크는 몇 년 전 인권사무소를 열어 인권과 관련한 집단 기억 분야의 법안을 개발했습니다. 현재 뉘른베르크의 인권사무소는 저명한 국제 인권상과 여러 인권교육 및 반차별 프로그램의 조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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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irul Hague Amin, 2015년 뉘른베르크 국제인권상 수상자
(사진출처: Nuremberg Human Rights Office)

뉘른베르크 인권사무소의 마르티나 미텐후버 소장은 "역사적 기억 정책은 홀로코스트와 같은 새로운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고 책임감 있는 미래를 건설하는 데 절대적으로 적합합니다. 역사적 기억은 성공적인 민주주의의 기반입니다. 과거의 의무에 대한 생각은 이미지를 투사하는 방식이 아닌 다원적이고 다문화적인 사회에서 공존을 위한 기본 개념으로 보여집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사적 기억이 현재 인권과 어떻게 관련되어 있느냐는 질문에 그녀는 “평화와 인권이라는 도시의 비전은 시 의회의 정치적 의사 결정뿐만아니라 시민 사회가 활발한 인권문화를 형성하도록 장려하는데 있어 신뢰할 수 있고 가시적인 실행을 요구합니다. (중략) 동시에 연대를 기반으로 하는 지방자치 사회의 비전은 도시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한 가능성과 기회를 제공하는 주요한 책임만이 아닌 우리 도시 사회의 취약계층집단을 보살피는 아주 특별한 임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지방정부는 도시들이 포괄적이고 전환적인 방식으로 그들의 과거에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기초적인 현실적인 계획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기억, 정체성, 그리고 관용 사이의 관계를 잘 정리한 것은 유엔 문화적권리영역 특별보고관이었던 파리다 샤히드의 인권증진과 보호를 위한 지방정부의 역할에 대한 보고서(A/HRC/25/49 Report)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보고서에서 그녀는 어떻게 기억화가 인권 침해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공간을 제공하는 과정으로 이해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주장하며, “기념행사는 과거의 모습에 관하여 시민참여, 비판적 사고, 토론을 자극하고 촉진하되, 배척과 폭력의 현대적 과제 또한 자극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3]

  참고자료
  1. Centro Cultural Museo de la Memoria. (2019). Retrieved from 
  2. UNESCO. (2019). World Heritage List: Island of Gorée. Retrieved from  https://whc.unesco.org/en/list/26/
  3. Shaheed, F. (2014). Report of the Special Rapporteur in the field of cultural rights: On memorialization processes [UN report A/HRC/25/49]. Retrieved from https://undocs.org/A/HRC/25/49

저자
자우메 푸위피노스(Jaume Puigpinós)는 세계지방정부연합 사회통합·참여민주주의·인권위원회(UCLG-CISDP)의 협력보좌관으로 인권에 대한 지방정부의 글로벌 네트워크이자 광주국제교류센터와 함께 매년 광주에서 세계인권도시포럼을 공동 주관합니다. 자우메는 도시 연구, 인권, 그리고 분권형 협력에 대한 학위 및 전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글은 광주뉴스 2019년 5월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광주뉴스는 광주국제교류센터가 2001년에 처음 발행한 대한민국 최초의 영문 대중월간지입니다. 매월 발행되는 각 호에는 지역에 거주하는 외국인과 지역민의 활동, 지역사회의 이야기 및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온라인(www.gwangjunewsgic.com)에서도 잡지를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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