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전남대학교 특별회의] 강현정 발제문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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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체주의의 함정: 광주 민주주의가 제시하는 AI 윤리의 나침반


강현정 [전남대학교 조교수]


광주의 민주주의는 죽음의 공포라는 극단적이고 가시적인 폭력에 직면하여, 개인이 스스로를 주체적 행위자로 세워 올린 기념비적 사건입니다. 당시 시민들이 보여준 자율성은 고립된 개인의 권리 주장이 아니라, 서로의 고통을 목격하고 응답하며 서로를 촉진한 ‘공동체적 자율성’의 발현이었습니다. 눈앞에 닥친 폭력은 인간의 도덕적 정서를 즉각적으로 자극했고, 이 정서는 타인과의 연대를 통해 불의에 맞서는 거대한 주체성을 형성했습니다. 요컨대, 광주의 경험은 인간의 자율성이란 결코 고립된 상태가 아니라, 상호 촉진적인 관계망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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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은 우리에게 중대한 윤리적 난제를 던집니다. 서로의 고통을 가시적으로 확인하고 연대했던 광주의 방식은, 이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는 비가시적 시스템 앞에서는 그 효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1980년 5월 광주에서 시민들은 계엄군의 폭력을 거리와 광장에서 직접 목격했고, 부상자를 함께 옮기고 주먹밥을 나누며 서로의 고통에 응답했습니다. 바로 그러한 가시적 고통의 공유와 상호 돌봄의 실천이 연대의 감각을 형성하고 공동의 저항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서로를 촉진하며 자율성을 증진하던 연대의 동력은 디지털 환경의 알고리즘에 의해 격리되거나 분절화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AI라는 보이지 않는 통제 기제가 우리의 자율성을 어디까지 침범하고 있는지, 그리고 이 파편화된 디지털 시대에 다시금 어떻게 ‘서로를 촉진하는 자율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질문해야 합니다. 이것이 디지털 전환의 시대, 광주의 민주주의 정신을 AI 윤리의 나침반으로 소환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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