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불평등에 대응하는 도시] 발제문 

조문영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이 지역 차원에서 주민들의 인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거대한 질문에 짧게 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한 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은 가난한 사람들이 권리를 인식·감각조차 할 수 없게 만들거나, 이들 사이에서 권리에 대한 냉소적 태도를 부추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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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도시’는 대규모 컨퍼런스를 연다고 완성되지 않습니다. 정부가 공공주택, 공공의료, 공교육에 행정의 역량을 집중할 때, 시민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당연시할 때, 우리가 가난한 사람들을 보호해야 할 ‘약자’로 타자화하기를 멈출 때, 더 나아가 우리의 편리와 욕망이 빈곤을 온존한다는 불편한 사실과 용기 있게 대면할 때 ‘인권’이란 단어는 저절로 생명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